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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과 홍성 사이 , 숨겨진 레트로 미술관 (당진여행,삽교호)

by borahj 2025. 8. 11.

충남 서해안의 조용한 길목, 당진과 홍성 사이에는 오래된 감성을 품은 특별한 미술관이 숨어 있습니다. 아미아트뮤지엄은 화려하지 않지만, 고즈넉한 분위기와 따뜻한 레트로 감성으로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입니다. 한 번 쯤은 가볼만한 곳이기에 이번 글에서는 실제 방문 경험을 바탕으로, 이 미술관이 왜 특별한지, 그리고 주변 여행 코스까지 차근차근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첫 만남, 아미아트뮤지엄 입구에서 느낀 시간여행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당진 IC를 지나면, ‘여기 맞나?’ 싶은 한적한 길이 나옵니다. 들판 사이로 난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오래된 학교를 개조한 듯한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미아트뮤지엄의 첫인상은 세련된 미술관보다는 오래된 공장, 혹은 오래된 학교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그 낡음이 주는 여유와 따뜻함이 있죠. 건물전체가 푸르게 식물로 덮여있고,  입구에는 작은 나무 간판이 걸려 있고, 문을 열면 은은한 조명과 잔잔한 음악이 반깁니다. 공간 곳곳에는 70~80년대의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낡은 라디오, 다이얼 전화기, 그리고 필름 카메라가 그대로 놓여 있어, 마치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온 듯한 기분을 줍니다. 작품 설명문도 화려한 인쇄물이 아니라 손글씨 느낌의 안내판이라, 읽는 순간부터 마음이 풀립니다. 무엇보다 이곳이 좋은 이유는, 무료관람이기에 언제든지 와도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고  ‘찍기 좋은 곳’을 의도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원래 공간의 시간과 흔적을 그대로 살려둔 점입니다. 그래서인지 사진을 찍으면 필터 없이도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나옵니다. 또한 폐교이다 보니 넓은 들판이 있어 그 여유로움도 한 목 합니다. 

전시 속 레트로 감성, 그리고 아날로그의 매력

아미아트뮤지엄의 전시관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뉩니다. 한쪽은 기획전시로, 계절마다 주제가 바뀌는데, 제가 방문했을 땐 ‘빛과 기억’이라는 주제로 옛날 필름 사진과 슬라이드 필름을 활용한 작품이 가득했습니다. 사진 속 인물들은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웃는 표정과 배경 속 가구, 벽지 패턴이 묘하게 그리운 기분을 주더군요. 또 다른 전시실에는 지역 작가들의 회화와 조각이 있었는데, 현대적이면서도 색감에서 옛 감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낡은 나무 프레임에 걸린 유화 그림은, 갤러리 조명 아래에서 시간의 깊이를 보여줍니다. 복도에도 전시가 되어있어 어딜 가도 특별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리고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아날로그 체험존’이었어요. 여기서는 실제 타자기를 쳐볼 수 있고, 옛날 LP판 음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본다면 낯설겠지만, 저 같은 세대에게는 추억을 건드리는 장치들이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보던 옛날 감성이다 보니 몇 곡을 듣고 나니, 괜히 오래된 다방에서 커피를 마셔야 할 것 같더라구요.

미술관에서 한 걸음, 주변 여행까지

아미아트뮤지엄의 매력은 미술관 그 자체뿐 아니라, 주변 환경에도 있습니다. 미술관에서 받은 좋은 기운을 안고 이대로 돌아가기엔 아쉽다는 생각에, 저는 무작정 핸들을 돌려 근처 삽교호로 향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삽교호 관광지는 아미미술관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죠. 살짝 빛바랜 듯 레트로한 감성의 놀이기구 돌아가는 소리, 서해바람에 실려오는 고소한 조개구이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차로 10분만 가면 서해바다의 잔잔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특히 석문방조제 근처는 해 질 무렵에 가면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홍성 쪽으로 넘어가면, 옛 읍내 골목과 전통시장이 있어 산책하기 좋습니다. 시장에서 파는 달콤한 꽈배기와 식혜 한 잔은 여행의 소소한 즐거움이죠. 이렇게 하루를 보내다 보면, 미술관에서 받은 여운이 바닷바람과 골목길 냄새에 녹아 한층 깊어집니다. ‘여행이란, 꼭 화려할 필요가 없구나’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코스였습니다.

 

당진과 홍성 사이에 자리한 아미아트뮤지엄은 화려함 대신, 오래된 시간과 아날로그 감성으로 여행객을 맞이합니다.바쁜 현대인의 삶에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천천히 걷고, 오래된 것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아마도 그 여운은 집에 돌아온 뒤에도 오래 남을 것입니다. 쉼이 필요하다면 가까운 서해 당진여행추천드립니다.